2013년에 처음 구입한 Hallicrafters SX-42입니다. 당시 수리를 하여 일단 작동은 하게 되었지만 몇몇 문제가 남아 있었던걸 이번 기회에 모두 해결하였습니다.

1) 첫번째 문제점은 기계적인 부분입니다. SX-42는 메인 튜닝과 밴드스프레드 손잡이가 떨어져 있지 않고 동축으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간에 있는 손잡이를 돌리면, 이 둘을 번갈아가며 잠궈주는 기능을 하게 됩니다. 한 번에 두 손잡이가 동시에 돌아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죠. 제가 이 수신기를 구입했을 때, 가장 중간의 샤프트에 달려 있는 잠금 손잡이는 없었고 그에 더해 샤프트(축)의 끄트머리가 부러져 있었습니다. 가장 중간이니 가느다란 1/8인치 샤프트이고 스냅링이 껴지는 홈이 취약한 부분인가 봅니다. 수년 전에 이미 교체용 부품을 구해놨는데, 이걸 작업하려면 분해를 많이 해야 해서 미루고 있었습니다.

2) 두번째 문제점은 FM 방송 수신 감도가 낮다는 것입니다. 몇 해 전에 친구의 부탁으로 내부 회로가 99% 같은 SX-62를 수리해줬는데, FM 수신 감도가 제가 가진 SX-42에 비해 월등히 좋았습니다. 안그래도 IF 트랜스의 내장된 마이카 콘덴서 문제가 많다고 알려졌는데, 이번 기회에 10.7MHz 부분의 내장 콘덴서를 교체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3)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문제점은 아니지만, 약 2년 전 W0YVA, Bob Sullivan에게 의뢰하여 완전히 새롭게 페인트 및 실크스크린을 한 전면 패널을 설치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리하여 일단 샤시 밑 부분부터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충 넘어갔던 값이 많이 변한 저항들을 모조리 찾아 교체했는데, 특히 FM 디스크리미네이터 주변 부속을 교체한 후 그 성능과 미터 지시 위치가 개선되었습니다.

IFT 내부 수술은 가장 골치아픈 것이지만 마음먹고 감행했습니다. 3개 중 하나만 완전히 떼어내어 작업했고, 떼어내기도 힘들어 뚜껑만 열어 작업했습니다. 455kHz와 10.7MHz가 한 통에 들어 있는데, 455의 경우는 선택도 변환을 위해서 추가적인 권선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1차 2차의 단자들만이 아니라 좀 더 복잡합니다.

2013년에 BFO와 discriminator가 먹통이어서 이미 한차례 내부 콘덴서 교체를 했지만, 이번에 다시 작업했습니다. 이 부분은 이번 작업으로 기능적으로 달라지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회로 수리 및 점검을 마치고 시운전을 했습니다. 확실히 FM 수신 감도가 살아났습니다.

자, 그러면 이제 기계적인 부분을 수리할 차례입니다. 전면 패널과 다이얼판을 떼어내고 튜닝 어셈블리를 분해합니다. 메인 튜닝은 46:1의 톱니바퀴 감속 드라이브이고, 밴드 스프레드는 실과 풀리로 구동됩니다. 샤프트는 메인 튜닝이 직경 3/8" 정도, 그 안쪽에 밴드 스프레드가 1/4", 가장 중간의 잠금장치 구동 샤프트가 1/8"입니다.

분해하여 빼낸 가장 중간의 잠금 장치 샤프트입니다. 아래는 원래 있던 부러진 것, 위는 교체용입니다.

조립 후 뒷편에서 보여진 3개의 독립된 하드웨어입니다. 톱니 같은 두 개는 각각 메인과 밴드스레드 축에 달려 있는 것이고, 가장 바깥의 둥근 직사각형 판은 잠금 장치에 붙은 것입니다.

이 잠금 장치의 직사각형이 회전하며 위치에 따라 어느 축이 잠기냐를 결정합니다. 여기에는 직사각형 판이 밀어 붙이는 브레이크 장치가 사용됩니다. 메인용 브레이크 라이닝이 닳아 없어져서 샌드 페이퍼를 잘라 붙였습니다.

브레이크 장치까지 조립하면 잠금 장치가 동작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튜닝 어셈블리를 다시 부착하니, 이제 대망의 전면 패널 교체 순서입니다. 교체용 패널은 이베이에서 상태가 매우 나쁜 것을 싸게 구입하여 W0YVA에게 리스토어 의뢰한 것입니다. 기존의 것도 아주 나쁘진 않습니다.

튜닝 어셈블리에 다이얼판의 위치를 잘 맞춰 붙이다보니 찍혀있는 날짜가 보입니다. 어셈블리에는 April 24, 1947. 다이얼 뒷면에는 March 8, 1947이라고 찍혀 있네요. SX-42는 1946년 말에 출시되었고, 이 물건은 몇 번의 회로 수정을 거친 버젼입니다.

그리하여 동작 상태도 매우 양호하고 겉 보기에도 아름다운 SX-42가 완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