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ers 384 Dummy Load Restoration



2011년 여름에 가까운 동네의 작은 햄페스트에서 입수한 Waters사의 Model 384 Dummy Load. 1.5kW로 송출시 4분, 50W 연속은 시간 제한 없다고 합니다. 사각 깡통 내부에 채워진 오일이 달아올라 섭씨 105도 정도가 되면 전면의 경고등이 켜집니다. 처음 입수했을 때도 오일이 조금씩 새고 있었는데, 이전 주인이 정해진 온도를 넘어 혹사를 시켰을 가능성이 큽니다. 약간씩 샜지만 그래도 쓸만했는데, 얼마전 약 200W의 종단 출력 실험에 사용했더니 다음 날 책상에 30cm 지름으로 새어나와 퍼져나와 있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힘을 써서 고쳐보자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일단 캐비넷에서 꺼낸 후 앞판과 뒷판을 떼어내어 직육면체 깡통이 나오면, 플러그와 납땜으로 막아논 오일 주입구를 다시 엽니다. 100와트 인두를 동원하여 간단하게 열었습니다. 그 다음 내부의 트랜스포머 오일을 비워냅니다. 그 동안 얼마나 새어 나왔을까 알 수 없지만, 용적을 보면 2 리터를 약간 넘는 양이 적정량입니다.



그 다음은 SO-239 코넥터가 붙어 있는 뒷면 뚜껑을 떼어냅니다. 모서리가 삥 둘러 납땜이 되어 있는데, 이건 떼어내는데 좀 고생을 했습니다. 성공적으로 열어보니, 역시 과거에 혹사당하여 오일이 타고 슬러지가 두껍게 껴 있었습니다. 금속판에 이런게 두껍게 붙어 있다면 열전달이 안되어 냉각 시간도 길어지겠죠.

내부에는 입력 신호에 대하여 저항 분압 회로가 로드 저항 자체에 있고 (53옴 - 5.5옴), 거기에 크리스탈 다이오드가 포함된 측정용 회로가 있습니다. 약 1/10의 전압을 검출하는 것입니다. 이 깡통 더미로드는 원래 334라는 모델을 위해 만들어졌는데, 거기에는 파워 미터가 달려있으며 1kW까지 측정이 가능합니다. 회로를 비교하니 그것과 동일합니다. 다만, 그 설명서에는 1kW를 넘으면 다이오드가 망가지므로 넘지 말라고 되어 있습니다. 미터가 없는 이 384 더미로드는 내부 검출 회로는 사용되지 않고 1.5kW 까지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래서인지 다이오드는 망가져 있었습니다 (쇼트). 다른 직렬 저항들은 변화없이 값이 정확했습니다.



최대한 긁어낸 후 남은 것은 휘발유를 부어 청소를 했습니다. 깨끗하게 청소한 모습입니다.



청소 후 재조립하면서 다이오드를 BAT46로 교체했습니다. 교체 전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며칠 후 주문한 미네랄 오일 1갤런과 고온용 실리콘이 도착했습니다. 고온 실리콘은 섭씨 250도 까지 버틴다고 하고 오일에 내성이 강하다고 하여 선택했습니다. 코넥터의 씰이 망가져서 새고 있었으므로, 주변을 깨끗하게 닦아 내고서 납땜으로 접합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납땜으로 새지 않게 처리했습니다. 그리고서 코넥터 주변에 실리콘을 넉넉하게 도포하였습니다.



24시간 경과 후 드디어 뚜껑을 덮고 납땜으로 다시 봉합니다. 가장 재미있는 작업입니다. 몇 번이나 확인과 보완을 한 후 오일을 주입합니다. 구멍이 작아서 음료수 캔을 잘라 구멍에 맞는 미니 깔때기를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큰 깔때기를 대고 오일을 천천히 살살 넘치지 않게 부어 넣습니다. 물론 미리 적정량을 측정하여 덜어 놓았습니다.



이날 저녁 리니어 앰프를 통해 500W를 더미로드에 송출하며 실험을 했습니다. 중간에 잠깐씩 쉬어가며 약 20분을 송신하니 램프가 켜집니다. 연속 송신이라면 약 8-9분 만에 켜지지 않았을까 합니다. 메뉴얼의 그래프와 얼추 맞습니다. 30분 정도가 지나자 냉각이 되어 불이 꺼졌습니다. 원래는 110V짜리 전구가 들어 있는데, 이참에 LED로 교체하고 110V 대신 AA 배터리 네개로 6V DC를 넣도록 개조했습니다. 아직 까지는 전혀 오일이 새는 기미가 안보입니다. 부디 이 상태로 오래 오래 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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